소박스러운 일상/새벽이 빌려준 마음

존재의 핵심은 내 감정, 내 느낌입니다.

그레이스:) 2021. 2. 27. 15:42

 어떤 모습의 삶이라도 내가 나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하면 그 끝에 노이로제들이 반드시 기다려요. 심각한 공황장애나 우울증 이런거요. 그래서 내 존재로 다시 돌아와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죠. 근데, 내 존재라는게 뭘까요? 내 존재에 집중한다는게 너무 추상적으로 들리진 않나요? 내 존재에 집중한다는건 어떻게 사는걸까?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 존재의 실체가 뭘까요? 예를 들어 몸의 실체는 내 육체죠. 심리적인 실체는 뭔가요? 내 생각이나 신념? 취향? 가치관이나 견해일까요? 

 

 내 존재 실체의 핵심은 내 감정, 내 느낌이에요. 내 생각이나 신념, 가치관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건 부모의 생각이거나 책에서 본 가치관, 스승의 신념인 경우가 많아요. 내 느낌, 내 감정은 오롯이 나에요. 어김없는 나에요. 

힘들고, 지치고, 불안하고, 이런게 내 감정인데 이런 말을 잘 못한다고들 해요. 감정으로 별로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힘들고 불안하면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빨리 털고 일어서야지.' 이렇게 생각으로 감정을 다 덮어버리고 조종하고 통제하려 해요. 내 감정과 느낌을 집중하고 알아주지 않다보면 내가 나에게서 멀어져요. 내가 나를 잃어버려요. 그러면 반드시 병이 나요. 

 

 감정은 날씨와 같아요. 맑았다가 흐리기도 하고 태풍이 있었다가 갑자기 화창해지기도 하고 그러듯이 감정은 마찬가지에요. 시시각각으로 계속 변해요. 살아있는 존재는 이렇듯 계속 움직여요. 변해요. 달라져요. 그게 존재의 내면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신호인거에요, 감정은. 그래서 내 존재의 핵심이 감정인거고, 존재의 핵심은 늘 움직여요. 근데 외부의 시선에 많은 구속을 받다보면 내 존재의 핵심인 감정,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대해 자꾸 검열이 들어가고 억제하게 되고 통제하게 되고 상처를 주게되고 걱정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 끝에 혼돈이 있는거죠. 

 

-정신건강전문의 정혜신 <당신이 옳다>중에서. 

 

 

존재의 실체를 신념이나 지향이 아닌 감정과 느낌에서 발견한다는 이 말이 생경하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이 시간동안 온전히 나를 찾기 위해 나는 날씨를 찾아보듯 감정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