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뭉클함./사진 2

그리운 사람이 있다.

선배의 뒷모습을 담고싶었다. 그립고 아픈 사람. 단단한 사람인줄만 알았는데 이 시를 남긴걸 보니 그도 꽤 많이 외로웠나보다. —————————————————- 마음 울적할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 올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있을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흙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

행복해.

긴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때가 있다. 그게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이 사진이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집합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공간에서 스피커를 선물해준 친구를 떠올리며 음악을 틀고, 찻잔을 선물받은 영국에서의 시간들을 추억한다. 커피향은 바람에 실려오고 따스한 햇살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초록이 화분들도 쑥쑥 키운다. 행복이 별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