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의 뒷모습을 담고싶었다. 그립고 아픈 사람. 단단한 사람인줄만 알았는데 이 시를 남긴걸 보니 그도 꽤 많이 외로웠나보다. —————————————————- 마음 울적할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 올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있을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흙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