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사회복지 책나눔 모임에서 만난 한 선생님께 선물받은 책이었는데, 그때는 잠깐잠깐 들여다보다가 이제서야 완독을 했다. 아들러는 좋아하는 심리학자 중 한명이다. 프로이트와 같은 정신분석 심리학자이나 프로이트가 과거의 사건에 포인트를 두는 반면 아들러는 ‘나 아닌 다른 요인들에 의해 인생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물으며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이 지점이 내가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호감을 가진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아들러는 글을 어렵게 쓰기로 유명한데, <미움받을 용기>에 이어 이 책도 <인생의 의미의 심리학>을 번역한 기시미이치로에 의해 해석되었다. 아래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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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영어로 사이콜로지(psychology)라고 하는데 원래 그리스어 프시케(psyche)와 로고스(logos)를 조합해 만든 말로 '혼(정신, 마음) 이론'이라는 뜻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이 '혼'을 최대한 훌륭하게 만드는 것을 영혼 보살피기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온 감각을 통해 환경과 연결되고 그것으로부터 느낌을 받는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기 몸을 훈련하는 방법을 통해 그들이 환경으로부터 어떤 느낌을 받아들이려 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려 드는지를 알 수 있다. 마음에 너무 지나친 부담을 떠안게 된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자신의 불완전함에 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아이들은 자기 외의 것들에 주의를 기울일 여유가 없다. 그는 전쟁을 계기로 '공동체 감각'이라는 이론을 생각해냈습니다. 공동체 감각이란 타인을 '친구'로 보는 의식입니다.
- 개인의 행복과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은 공동체 감각이다. 따라서 인생 문제에 대한 모든 답은 이 조건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산다는 것, 만약 혼자라면 멸종할 것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마련되어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특징으로는 먼저, 인간은 누구나 같은 세계에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미 부여'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관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후 삶과 행동이 크게 달라집니다. 과거의 경험이 우리의 뭔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아들러는 말합니다. 뭔가에 의해 자신의 현재 삶이나 행동이 결정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의 소재를 모호하게 만들고 싶은 것뿐입니다. 개인이 자기 자신과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밝히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의 기억이다. 특히 어린 시절 기억은 그 사람이 처음으로 인생에 대한 태도를 수립할 때 어떤 환경이었는지를 말해준다.
모든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우리가 우리 문화에 이바지한 모든 것의 원천이 되어 준 것은 우월성의 추구다. 인간 생활 전체는 이 거대한 행동방침을 따라 즉 아래에서 위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패배에서 승리로 나아간다. 많은 사람이 빠지기 쉬운 실수 가운데 하나는 우월성의 추구를 '경쟁'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아들러가 말하는 우월성의 추구는 다른 사람을 밀어제치고 위로 향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명이 길을 걸을 때 조금 앞서 걷는 사람이 있고 뒤에서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걷는 사람을 쫒아가야할 이유도, 뒤에서 오는 사람에게 추월당하면 안된다는 긴장도 없습니다. 경쟁이 아니어도 성실히 조금 전보다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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