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 것만 같던 마지막 날이다. 세상에. 시간이 언제 흘렀지?
오늘 사쿠라지마를 가기 위해 웰컴큐트패스를 전날 저녁에 미리 구입했다. 아침에 나와보니 주말이라 그렇기도 했겠지만 미리 구입하길 잘했다 여길만큼 줄이 길었다.
웰컴 큐트패스는 가고시마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만 판매하는 무제한 대중교통이용권이다. 1일권 1,200엔, 2일권은 1,800엔이다.
우리는 1,200엔 패스를 구입해서 중앙역에서 페리터미널에 가는 전차, 사쿠라지마에 들어가는 요리미치크루즈, 사쿠라지마 순환버스인 아일랜드뷰를 두번 이용하고 돌아나오는 페리에 다시 중앙역으로 오는 전차까지 모두 이 패스로 이용해서 별도의 교통비가 들지 않았다.
사실 따져보면 막 그렇게 큰돈이 절약되는건 아니지만 대중교통 탈 때마다 잔돈 챙겨 내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서 편하게 사용했다.
배 안에서 우동과 오니기리를 팔아 맛있게 먹고 내리니 커피 생각이 간절했다. 내리자마자 터미널 안에 있는 미나토카페에 들렀다. 기념품을 팔고 있어 잠시 둘러봤는데 세상에 스노우볼이 넘나 귀엽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ㅋㅋㅋ
언니는 아메리카노(280엔)를 주문하고 나는 사쿠라지마에만 있다는 라바(용암)커피(500엔)를 주문했다. 고구마칩(?)도 사서 페리를 보며 먹었다. 고구마칩은 담백하게 맛있었고 라바커피는.... 좀.... 그 용암을 재해석한 커피젤리가 식감이 좀...... 차라리 타피오카였다면 좋았겠다 하며 평소 먹지도 않는 크림과 시럽을 넣어 겨우 마셨다 ㅋ
다음에 온다면 그냥 아메리카노 마실거다.
페리터미널에서 나와 아일랜드뷰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터니멀 맞은편이었는데 시간이 꽤 남아 어딜 잠시 다녀올까 하다가 그냥 있었다. 그런데 줄이 점점 길어졌다. 버스가 도착하고 자리가 다 차서 서서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류장마다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아서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30분 마다 한대씩 있는 버스라, 만일 내가 탈 순서에 자리가 없다면 그냥 30분 후 버스를 타고 앉아서 풍경을 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화산지대의 자연과 풍경이 너무 멋있었는데 서서 가는 분들이 즐기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웠다.
사쿠라지마에 내리자마자 두 개의 화산이 있는데 그중 미나미다케는 현재진행형, 그러니까 활화산이다. 그 화산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유노히라전망대에서 내렸다. 더 가까이에서 보고싶어서 100엔을 내고 망원경도 사용했다.
화산도 신기하고, 이렇게 화산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 인구가 60만이나 있는 것도 신기하고, 자연과 어우러져 살기 위해 화산재를 이렇게 저렇게 활용하는 것도 신기했다.
다시 아일랜드뷰 버스를 타고 페리에 도착. 바로 배를 타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지역특산물 판매장(이름이 기억이.....)에서 귤 소프트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언니는 귤 맛, 나는 우유와 믹스. 개당 250엔 인데 완전 완전 완전!!! 맛있다!! 이거 정말 생각날 맛. 사쿠라지마가면 이건 꼭 먹어야하는 맛!! 답게 사진이 없다. 먹느라. 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레인보우비치로 걸었다. 이 코스는 다 아일랜드뷰 버스타고 페리 터미널 다음, 그 다음 코스인데 도보로 다 가능하다.
레인보우 비치는 큰 건물에는 온천이 있고 그 앞으로 바다 산책길이 있다. 그리고 바닷길을 살짝 막아서 만든 레인보우 비치가 있다. 수심이 낮고 경계선이 있어 수영하기 좋겠다 했는데 마침 외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수영을. ㅎㅎㅎ 멋있었다.
여기서도 귀요미 스노우볼 한번 꺼내주심. 케케.
다시 배를 타고 가고시마에 도착. 돌핀포트앞 공원에서는 봄축제가 한창이었다. 잠시 구경을 하다가, 오늘 저녁을 먹기로 한 하마스시로 출발!
하마스시는 일본 전역에 있는 체인이라고 하는데 돌핀포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들어가면 로봇 모양을 한 AI기계를 통해 자리를 안내 받고 모니터에서 메뉴를 확인한 후 주문을 하면 주문한 초밥이 레일을 따라 오다가 내 앞에 멈춰선다. 진짜 신박한 시스템. 넘 재밌었다. 맛이야 한접시에 천원 천오백원 하는 초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매우 맛있고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초밥, 조개, 치킨까지 뿌시고 매우매우 배부른 상태로 식사를 멈췄는데 3만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을 계산했다. 와 진짜 가성비 짱. 다음에 어디든 일본 가게되면 하마스시를 꼭 찾아서 다시 올테다. 나오면서 보니 대기가 엄청났다. 식당이 그리 작은 규모가 아닌데. 현지 사람들이 많이들 찾는 모양이다.
다시 걸어서 덴몬칸으로 이동했다. 여행의 마지막밤은 뭐니뭐니해도 쇼핑이지. 돈키호테에 무인양품에 KALDI까지 들르고선 숙소로 올 수 있었다. ㅎㅎㅎ
이번 여행에서는 매일매일 지나온 일정들을 일기쓰듯 그날그날 남겼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돌아보면 어떤 것들을 추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유난히 자연속에 있었던 시간이 많기도 했고, 언니와 단둘이 정말 긴 시간을 보낸 시간이기도 했고.....
또 다른 생각들이 머리속을 부유할 때 다시 글을 적어야지 다짐하며 이제 무사히 내일 공항버스를 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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