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스러운 일상/일상의 취미

[검도일기10] 생애 첫 장비구입. 설렌다!

그레이스:) 2021. 9. 5. 16:58

처음 검도를 시작했을 때 도장에서 죽도와 도복을 받았고, 그 도복을 계속 입고 있다. ㅎㅎㅎ 중간에 상의만 1벌 다른 분에게 받았고, 죽도는 때마다 관장님께서 구해주신 죽도로 사용을 했고, 호구도 처음 맞춘 아이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지라 따로 장비를 구입하고자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 최근에야 일주일에 여러번 도장을 가게되니 호완에 빵꾸도 나고 기능성 도복의 필요성도 느끼고, 무엇보다 내 손에 촤악 감기는 죽도를 사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최근 도장에 등록하신 분들 중에 민경언니라고, 거의 매일 나오시는 분이 있다. 도도하실 것만 같았던 첫인상과 달리 상냥하고 친근감있는 분이라 금새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고, 토요일 연습 후 검도용품점에 가보자고 약속을 했더랬다. 청구역 근처에 있는 월드베스트는 규모가 큰데 토요일엔 5시까지이고, 우창은 7시까지이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고해서 고민이 됐는데 권사범님이 동행해주시고 운전까지 해주기로 해서 덕분에 늦지않게 월드베스트를 방문할 수 있었다. 야호! 권사범님 짱짱맨. ㅎㅎㅎ

월드베스트에 도착하니 들은대로 죽도가 좌라락 진짜 엄청나게 즐비해있었다. 어떤 브랜드가 좋다, 어떤 유형이 좋다고 찾아보긴 했으나 우선 여성용은 남성용에 비해 그리 선택의 폭이 많진 않았다. 나는 키도 작고 팔도 짧아서 사실 도장에서 연습할 때는 37을 사용한다. 성인여성용은 38/39이기 때문에 여기서 38을 사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모든 종류의 죽도를 쥐어보니 딱 하나가 맞춤형으로 내마음을 사로잡았다. 특세일AAA 여성용. 하지만 이 아이는 38이 없다. 38이 있는 것 중엔 평상심이 유일했는데 그립감이 특세일이 훨씬 좋아서 고민을 했다. 일반적인 동장형의 죽도로 들었을 때 무거운 느낌이 없었고 그립27mm의 병혁두께도 딱 좋았다. 중심이 좋고 수련이나 대련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게 제작된 죽도라고 하니 도장에서 잘 쓰겠다싶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버림. 39라서 관장님이 뭐라하실 것 같긴한데, 이미 마음을 빼앗겨버렸기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ㅎㅎㅎ

민경언니는 한여름에 검도를 시작해 매일 빠지지 않고 나온지라 도복이 한벌 더 있었으면 해서 바로 도복을 봤다. 정말 다행히도 사범님께서 같이 골라주셔서 언니 마음에 쏙 드는 아이를 샀다. 벨트보다 요판이 좋다고 하셨는데 언니가 입은 후기를 잘 들어보고 나도 고민해봐야지!

나오는데 권사범님께서 깜짝선물을 주셨다. 목검 소도를 사주신 것이다!! 꺄오!!! 지난번에 목검 사주시기로 했는데 그냥 농담이라고 생각했고 올해 4월에 승단한지라 다음 심사는 아직 멀어서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오다 주웠다 느낌으로 딱 안겨주셨다. 권사범님 진짜 짱짱맨. 맨날 놀리지만 그것도 다 아름답게 포장해 드릴 수 있다. ㅍㅎㅎ 내 검도이력에 관장님 다음으로 최고 감사한분이다 정말. 3단 심사볼 때까지 진짜 열심히 해야지!

우창도 나온김에 들러보기로 했다. 월드베스트에 비하면 규모는 많이 작지만 사범님 말씀대로 오래 운영된지라 쭉 이곳을 이용하는 단골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고싶은 아이템은 많지만 우창에서는 턱 땀받이를 하나 샀다. 늘 사고 싶었는데 이제야 사네. 요즘 땀 너무 많이나서 두개를 사고싶었으나 일단은 한개만. ㅎㅎㅎ



도장에 오자마자 죽도 포장을 뜯고 쥐어봤다. 아.. 이 느낌.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확실히 마음이 있는곳에 돈과 시간이 가는것은 진리다. 처음으로 용품점에 가서 내 마음에 드는 죽도를 고르고나니 월요일 연습시간 너무 기다려지고 검도에 주체적인 영역이 더욱 늘어난 것 같다. 실력과는 상관없이 애정은 만렙이다. ㅎㅎㅎ 이제는 장비탓도 못하니 더 열심히 연습할테다. 집에 오는 길 손에 소도를 들고, 2년은 더 남은 소도의본을 찾아보는 내가 너무 웃긴데 사랑스러워서 행복한 날이다.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