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스러운 일상/여행이 좋아

제주. 사려니숲길

그레이스:) 2016. 3. 8. 22:39


몇년간 참 많이도 제주를 다녀갔는데 정말 가보고 싶었던 사려니숲길을 갈 기회가 없었다.
이번 여행에는 다른 곳 모두 제쳐두고 사려니숲길만 걷고 오자. 를 목표로. ^^


생각보다 잘 되어있는 버스 노선 덕분에 터미널에서 숲길 입구까지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숲길을 걷고 서귀포로 내려갈 예정이었던 나는 짐을 모두 배낭에 들고 있었던지라 입구에 있는 방문안내소에 가방을 맡길 예정이었다.
어떤 가방이냐고 물으셔서 배낭을 보였드렸더니 그정도는 그냥 메고 가라고... ㅠㅠ
엄청 무거운데, 가볍게 걷고 싶은데, 라며 투덜거렸으나 결국에는 정말 다행인 결정이었다.


사려니 숲길 입구는 총 2곳인데, 내가 시작했던 교래 근처 입구로 들어와 쭉 숲길 따라 걸어 끝까지 가면 다른 입구인 붉은오름이 나온다.
만일 내가 가방을 입구에 맡겼다면... 길의 끝까지 걸을 순 없었을거다. 왜냐하면... 편도만 총 5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

조용히. 천천히 길을 걷는데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내 발자국소리가 전부였다.

​겨울의 황량함이 가득했던, 그래서 조금은 아쉽기도 한 숲이었으나, 문득 마주친 노루의 눈망울과 까마귀 소리만 가득했던 중간에 잠시 스쳐지나간 맑은 새소리에, 나무 사이로 스치는 햇살에 그저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고, 가방은 너무 무겁고 마침 보인 물찾오름 근처 평상에 누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ㅎㅎㅎ 30분 정도 자고나니 다시 힘!


5시간의 긴 걸음 끝에 드디어 붉은오름
입구 표지판이 보이고, 숙소로 나를 데려다줄 버스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ㅎㅎㅎ

사려니 숲길. 봄에 그리고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 겨울은 너무 아쉬워. ㅠ

사진은 필카로 많이 찍었는데, 무지 궁금하다.
^^ 현상하면 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