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잊지 말고 챙겨야 할 몇 가지 채비가 있다. 첫째로 ‘길’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길은 도로와 다르다. 도로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속도와 효율이 그 본질이다. 그에 반하여 길은 그 자체가 곧 삶이다. 더디더라도 삶 그 자체를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 긴 호흡과 느긋한 걸음걸이가 길의 마음이다. 목표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의 올바름을 미(美)라 한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른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盡善盡美)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영위하는 모든 삶이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른 것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동반자이다. 고생길도 함께할 수 있는 길동무가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점에서 우리는 대단히 불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