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에서 해고되신 김영미님의 페이스북 글 중. 당사자 허락안받은 펌. ————————————————————- 공동체에 대한 짧은 생각을 페친이신 원시 님께서 읽으시고 댓글을 세심히 남겨 주셔서 그에 대한 답글을 남기다가 생각이 길어져 끄적여 봅니다. 공동체 문제에 대해 겪었던 많은 예시들 중에 가장 오래되고, 처음 문제의식을 느꼈던 일에 대해 공유합니다. 저는 기독교 공동체에 오래 몸담아 왔었고 사실 신념으로 똘똘 뭉친 꼬장 꼬장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느날, 청년들이 공동체 내에서 부속품처럼 소모되는것을 보았습니다. 공동체의 규칙으로 인하여 취업에 필요한 일들을 하지 못하고 또는 아예 부정당하기까지 하는 일들을 목격한 것입니다. 공동체가 그들의 의식주와 삶의 전반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다이나믹한 생의 전환엔 항상 ‘사람’이 있다. 고된 수험생 시절을 지나, 아빠의 엄한 통제에서도 해방되어 가장 행복한 스무 살의 봄을 누리던 어느 날이었다. 학교 도서관 앞에는 매일매일 신문사별로 발간된 따끈한 일간지가 비치되어 있었고 그중 한 신문을 보고 있던 내 옆에 복학생 이미지 가득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내가 읽던 신문을 넘겼다. 사회면으로. 그리고 이렇게 한마디를 던졌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사랑하신다는 데, 왜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힘든 상황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생각해본 적 있니?” 그날부터다. 그 선배는 아니라고 했지만 진짜 그날부터가 맞다. 내가 이렇게(?) 된 건. 나는 그날 이후 그 선배를 따라 시청과 을지로 일대에 있는 노숙자분들의 식사지원 활동을 나갔다. 그리고 ..

"유아들의 '부끄러운 놀이'? 문제는 어른들이다" 2018-01-08 09:43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호기심 수준 넘는 이상 행동은 문제 - 자연스러운 호기심 해결은 도와주고 - 미취학 아동 스마트폰 단독 사용 막아야 - 어른들이 제대로 이끌어주는 게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경희 강사 (성교육 전문가) 어제 오후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크게 논란이 된 사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유치원 유아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6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놀이’를 하자며 성적인 놀이를 재촉한 겁니다. 이게 알려지면서 학부모도 원도 발칵 뒤집힌 일인데요. 이 사..

오늘 누군가와 나눈 대화에서 80년대 학생운동의 방향과 시대적 필요가 달라져가던 90년대 후반 운동권 세대들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선배들 때처럼 자본주의를 타파하자는 분명한 노선을 따르지도 못한 채 소멸해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내 읽게 된 이 글에서 나는 "공동체"라는 모형의 새로운 해석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주하게 된 기분이다. 제현주님의 페북 글을 첨부한다. '공동체'라는 말에서 떠올리게 되는 원형이 하나같이 억압적인 것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 단어를 계속 쓰는 게 맞는지 고민하게 되지만, '함께 필요를 해결하는 지속성 있는 네트워크'는 개인주의를 지탱하려면 오히려 점점더 필요해진다. 편의상 '공동체&#03..

"구약으로 읽는 노동"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와 평화누리에서 공동 진행하는 '노동하는 그리스도인' 연속세미나 첫번째 시간에 미혜와 함께 참여했다. 시작하며 진행하시는 분께서 자신이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 했다. 맨 앞에 앉아 어느 정도 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노동'이란 단어가 주는 선입견, 혹은 편견이 많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구약성서를 통해 노동의 의미를 반추하는 작업이, 특별히 복음주의 진영에서 이러한 세미나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이 시간을 무척 기대하게 만들었다. 세미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1. 창조질서로서의 노동 1-1. 노동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창조사역 마지막 결론에는(창2:2) "그가 하시던 일"이라는 용어로 천지창조를 표현한다. 그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