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발췌>
"유아들의 '부끄러운 놀이'? 문제는 어른들이다"
2018-01-08 09:43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호기심 수준 넘는 이상 행동은 문제
- 자연스러운 호기심 해결은 도와주고
- 미취학 아동 스마트폰 단독 사용 막아야
- 어른들이 제대로 이끌어주는 게 중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경희 강사 (성교육 전문가)
어제 오후 내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면서 크게 논란이 된 사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유치원 유아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6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놀이’를 하자며 성적인 놀이를 재촉한 겁니다. 이게 알려지면서 학부모도 원도 발칵 뒤집힌 일인데요. 이 사이 유아기관에서는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한답니다. 유아를 둔 학부모들 걱정이 커지고 있는데 오늘 이 문제를 좀 조심스럽게 한번 접근해 보려고 합니다. 성교육 전문가 이경희 선생님 연결 해 보죠.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경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거예요?
◆ 이경희> 제목이 ‘부끄러운 놀이’라고 저도 기사로 접했는데요. 6살 먹은 여자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부끄러운 놀이가 뭔지 알아 이렇게 말을 꺼냈어요.
◇ 김현정> 유치원 다녀온 아이가 엄마한테?
◆ 이경희> 네, 그래서 엄마가 굉장히 놀라셨지만 놀라는 척을 안 하면서 ‘뭐야 엄마한테 알려줘봐,’ 이렇게 얘기를 했더니 아이가 이제 바지, 팬티 이런 속옷을 벗고 자신의 성기를 엄마한테 보여주면서 가슴까지 이렇게 보여줬다는 그런 사건을 접하게 돼서 어머님이 놀라신 사건이었죠.
◇ 김현정> 성기를 보여주면서 ‘엄마, 이게 부끄러운 놀이야, 이거 보여주는 게.’ 그러면 엄마가 놀라서 유치원에 전화하셨겠죠.
◆ 이경희> 그러셨겠죠.
◇ 김현정> 이런 일을 당한 다른 아이도 있었다는 얘기예요?
◆ 이경희> 기사에 보니까 그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두 명의 다른 피해 아동도 있었다, 이렇게 밝혀졌네요.
◇ 김현정> 그 아이도 이 일에 대해서 다 얘기를 하고요, 부모들한테?
◆ 이경희> 지금 엄마에게 말한 친구는 건강하게 말을 해서 다행인데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고 자꾸 숨기고 피하는 아동도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말하지 않은 그냥 속으로 숨기고 있는 다른 여자아이들이 또 있을 수 있다는 얘기네요?
◆ 이경희> 네, 그럴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래요. 이 일을 겪은 후에 아까 그 부끄러운 놀이를 물어봤던 그 아이, 좀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면서요.
◆ 이경희> 네, 이유가 반드시 이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보통 6살 정도의 아이면 배변 이런 훈련은 끝난 상태인데 혹시라도 변을 많이 보고도 옷에 묻었는데 그런 상황을 빨리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참고 있다 이런 것들이 그런 게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겠죠.
◇ 김현정> 대변을 그러니까 6살 아이인데 그냥 팬티에 대변 보고도 말을 안 하고 참고 있어요? 그러던 일이 없던 애가?
◆ 이경희> 그렇죠. 그러니까 아마 이 속옷이나 이런 부분들을 보여주는 거 엄마에게조차도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것이 좀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있으니까 애들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엄마가 깜짝 놀라실 수밖에 없었겠네요. 그런데 이게 지금 그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도 비슷한 부끄러운 놀이를 하자라고 재촉을 받았었다고 얘기를 한다면. 유치원 선생님들이 좀 더 관심을 가졌었다면 아실 수 있었을 텐데 전혀 몰랐다고 그래요?
◆ 이경희> 글쎄 유치원마다 상황이 좀 다르지만 어쨌든 선생님들께서 면밀히 보면 아이들의 행동을 다 볼 수 있었는데. 물론 사람이 전체를 모두 다 볼 수는 없겠지만.
◇ 김현정> 물론 그렇습니다마는.
◆ 이경희> 아이가 피해를 보는 아이들이 1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었다면 아마 그런 과정이 진행되면서 좀 더 면밀하게 아이들을 관찰하셨으면 아마 드러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유치원에서는 몰랐다는 입장인 거죠.
◆ 이경희> 네.
◇ 김현정> 이런 사례가 이런 일들이 지금 이 유치원에서뿐만 아니라 종종 요즘 벌어지는 일이라면서요.
◆ 이경희> 네. 안타깝게도 종종 벌어지고 그럴 때마다 사실 원에서도 놀라고 부모님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니, 사실은 6살입니다. 우리 나이로 6살이면 만 4살인 거잖아요.
◆ 이경희> 네.
◇ 김현정> 원래 소아기들은 제가 알기로는 소아기의 발달과정을 보면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뭐 이런 식으로 발달을 한다면서요. 그러면 지금 이 나이가 항문기에서 남근기 넘어가는 그 시기인 건 맞죠?
◆ 이경희>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시기인 건 맞죠.
◆ 이경희> 네. 충분히 자연스러운 시기고 왕성한 시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그게 지금만 그런 게 아니라 그 소아기 발달과정은 과거에도 그랬을 텐데 왜 유독 요 사이에 유치원에서 그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을 넘어서는 듯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왜일까요?
◆ 이경희> 이게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어떤 성의 요즘의 상태를 반영하는 거라고 보는데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이경희>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이것이 너무나도 아이들에게 너무 일찍 보급이 되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접해야 되는 어른의 콘텐츠나 이런 영상이나 이런 것들을 그야말로 일찍 접하게 되어서 그게 뭔지도 모르고 소화되지 않은 가운데 아이들이 약간 모방성이나 흉내를 내거나 이런 것과 결합이 되어서 좀 더 이렇게 심각한 형태로 나온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럼 그 항문기에서 남근기로 넘어가는 그 시절 그 유아시절에는 어느 정도 행동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이 행동은 자연스러운 거야, 이 아이가 문제 있는 건 아니야 라고 하는 행동은?
◆ 이경희> 그야말로 생식기를 자기 거를 궁금해서 들여다보고 만지기도 하고 또는 상대편의 생식기가 궁금하니까 서로 내 거와 다른 것을 발견했을 때 예를 들어서 보자고 할 수도 있고.
◇ 김현정> 그런 것도 그냥 자연스러운 거예요?
◆ 이경희> 그럼요, 자연스럽죠. 그러니까 이런 자연스러운 걸 정말 자연스럽다고 받아주면 어느 정도 호기심이 해소되고 나면 그리고 또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 김현정> 발전을 하는 건데.
◆ 이경희> 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럽지 않고 자꾸만 어떤 아주 작은 일이 일어났을 때도 어른들이 굉장히 그거를 강화해서 ‘왜 그래, 왜 만져, 왜 보는 거야,’ 이렇게 하면 사실 그때 호기심이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넘어가지 못 하고 거기에 고착이 되는 경우도 있죠.
◇ 김현정> 그리고 또 거기에다가 왜곡된 미디어들이 아이에게 맞지 않는 수준의 미디어들이 무차별적으로 아이들에게 보여 지면서 아이들의 성의식이 왜곡이 되는 거, 이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상한 걸 따라하는 거군요, 본능적으로.
◆ 이경희> 그렇죠.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그냥 뭔지도 모르고 따라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니, 조심해야 될 것은 이 남자아이를 낙인찍어서 성범죄자로 몰아가자, 이렇게 해서도 안 될 일이고.
◆ 이경희> 아휴, 절대로 안 됩니다.
◇ 김현정> 그거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거 아무것도 아니야. 여자아이들 다 참고 다 넘어가 이럴 정도 상황도 아닌 것 같고.
◆ 이경희> 네, 물론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그러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어떻게 대처하는 게 어른들로서 지혜로운 일인가요?
◆ 이경희> 이 사건의 기사에서도 났듯이 처음에 어머님이 여자아이에게 ‘어떻게 된 일이야’ 라고 물어봤을 때 친구가 분명히 그렇게 얘기를 하죠. 남자친구가 이름을 대면서 ‘하라고 했어. 그런데 안 하면 괴롭힌다고 했어.’ 이게 핵심입니다. 두 아이가 정말 좋아서 호기심에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우리 한번 볼래, 보여 줄래 이래서 둘이 한 번 봤다면 이거를 보게 됐던 그 상황을 처음 맞닥들인 교사든 어른이든 ‘아, 그랬어? 정말 잘 들여다봤어? 그래서 네 기분이 어땠어?’ 두 아이에게 물어보고 아이들이 ‘재미있었어, 좋았어, 아니 그냥. 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그렇게 한 번 했구나. 그래, 한번 했으니까 이제 두 번은 하지 말자,’ 이렇게 자연스럽게 넘기시면 되는데.
◇ 김현정> 그게 만 4세한테 6살짜리한테 맞는 대처법이란 말씀이세요.
◆ 이경희> 네, 그럼요. 그런데 분명히 이 아이가 말한 것처럼 ‘안 하면 괴롭힌다고 했어.’ 그 안에 이거 말고 성 이런 문제 말고 다른 일상적인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면 혹시라도 얘가 나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하면 아이는 싫어도 그 행동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죠.
◇ 김현정> 여기 이제 강압이 끼었기 때문에 문제라는 거군요.
◆ 이경희> 그렇죠. 절대로 어른들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 놓치지 말아야 될 것은 성을 성으로만 보시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전반적인 생활과 같이 보셔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요맘때 아이들 키우는 학부모들이 평소에 어떻게 아이들을 성교육 시켜야 되는지 굉장히 헷갈려하세요. 워낙 여러 가지 다 노출된 아이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돼요?
◆ 이경희> 쉽지는 않지만 가정에서 일단은 성에 관한 어떤 호기심을 느끼고 질문하고 물어보고 할 때 부모님들이 가장 우선적인 것은 숨기지 말고 그 연령대에 부모님이 하실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대답을 해 주시고 응대를 해 주셔야 되는 거고요.
◇ 김현정> ‘야, 그런 거 묻지 마. 너희들이 몰라도 돼,’ 이런 게 아니라.
◆ 이경희> 네. 그럼요. 그러면 아이들은 다른 곳에 뭔가 찾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자꾸만 생기는 거니까. 그리고 우선적으로 가장 모든 부모들이 같이 뜻을 같이 해 주셔야 되는 것들. 어쨌든 성인물이라는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너무 일찍 접하지 않도록 모두가 같이 노력해 주시는 거죠. 나 혼자만 해가지고는 되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아이들이 무슨 무슨 패드, 스마트폰 혹은 TV, 컴퓨터 이런 거 틀어서 아이들 것 보다가도 어른들 선전이 담벼락에 떠요. 툭툭 광고가 나오기도 하고.
◆ 이경희> 네, 그래서 그게 너무 문제여서 저희도 항상 어머님들과 연대를 해서 그런 아이들의 어떤 사이트에 최소한 어른들의 선전이라도 빼달라고 이렇게 당연히 해야 된다고 많이 요구를 하지만 사실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죠.
◇ 김현정> 집에서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걸 못 보게 무조건 막을 수도 없죠.
◆ 이경희> 일단 유아기, 취학 전 아이들의 경우는 일단 접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게 가장 우선이고요.
◇ 김현정> 취학 전 아이들은 그냥 아예 보지 말게 해라?
◆ 이경희> 네. 접하지 않도록. 그리고 최소한 초등학교 저학년 10살 정도 이하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쓰는 스마트폰을 그냥 단독으로 쓸 수 있게끔 건네주시는 것, 이것부터가 너무 위험한 일이라는 거죠.
◇ 김현정> 혼자 너 방귀대장 뿡뿡이 혼자 봐 이러고서 건네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 이경희> 네. '엄마, 나 게임할게' 이랬을 때 '그래, 알았어 5분만 해, 10분만 해' 이렇게 하는 것부터.
◇ 김현정> 아이들 거더라도 아이들 콘텐츠라도 같이 봐라, 굉장히 좋은 말씀이세요. 설명이 좀 도움이 됐습니다. 이 6살 남자아이를 무조건 범죄자 이렇게 몰아갈 게 아니라 어른들이 뭘 잘못하고 있는 건가, 우리가 어떻게 이끌어야 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경희 선생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경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성교육 전문가 이경희 선생님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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