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뭉클함.

눈비산마을에서 자급자족 공동체 실습하기 :)

그레이스:) 2016. 6. 20. 09:15

2월 첫 오티를 시작으로 벌써 다섯번째 눈비산마을에서 자급자족공동체 실습하는 날.


오늘은 지난 3월에 심었던 감자를 수확하는날이다. 수확은 심는 것 보다 훨씬 더 힘들다. 이랑에 씌워놨던 비닐을(딱 2개 벗겼는데) 벗길때는 비닐이 아니라 성격을 벗길뻔. 그치만 동골동골한 감자들이 흙을 엎을 때마다 까꿍하듯 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어찌나 즐거운지 :D

보리수열매를 처음 먹어봤는데 완전 내가 좋아하는 맛! 저만큼 따서 거의 나혼자 다 먹었다 ㅎㅎㅎ



일요일에는 들깨를 심고, 콩도 심고, 매실을 따고 주웠다. 이미 한번 땄고 거의 끝물이라 하셨지만 꽤 싱싱한 녀석들도 보이고 완숙되서 달달한 향기를 풍기는 녀석들도 많았다.

따온 매실을 실습생들이 나눠 가지는데 예쁜 아이들, 그러니까 상하거나 흠집이 없이 동그랗게 성한 아이들만 가져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흠집난 애들만 남고 이건 어떻게 처리하냐며 한 어르신께 혼이 났다. 너무 과하셔서 좀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는데 표현하진 못하고 웃어넘겼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서 그분과 대화를 나누던중 당신의 아들과 예비며느리와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셨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이분이 오전에 내 모습에 왜 그리 화가 나셨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는 그 순간의 불편한 감정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선생님이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되었다고 했다. 나만 생각하는 마음을 딱 꼬집어 주신거다 ^^;;



토요일 밤에는 조희부선생님을 통해 유기농이라는 것이 내가 건강한 먹거리를 먹기 위함 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사실 유기농이 중요한 이유는 땅과 물, 우리가 빌려쓰는 자연을 배려하는 태도의 문제라고 하신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눈비산마을에서 나는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사람을 통해 배우고 있다. 예쁜 매실을 가져가고 싶었던 내 마음에 어떤 욕망이 또 드러났다 싶어 부끄러웠지만 그 덕분에 중요한 배움하나 얻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

절반 정도 지나온 자급자족공동체 실습. 관념에만 머물렀던 나의 소망이 앞으로의 시간을 통해 현실에 얼만큼 맞닿을 수 있을지 벌써 7월 모임이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