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스러운 일상/일상의 취미

[검도일기3] 두번째 시합 출전 :D

그레이스:) 2018. 2. 27. 00:38

매년 2월 진행되는 대선기검도대회는 단체전만 진행된다. 3명이 선봉, 중견, 주장의 순서대로 배치되는데 우리 검도관 사상 첫 여자팀도 출전하게 됐다. 그런데 두둥. 출전하는 선수 중에 유단자는 나뿐. 관장님도 걱정이 많이 되셨지만 별 수 없이 나를 주장으로..... ㅋ
시합 전 도장에서 연습하면서 유진씨가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사범님과 다른 남자분들이랑 할 때는 완전 다른 느낌으로 자극을 받고,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이 먹어지더라.

드디어 시합 당일.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고 너무 떨려서 무지 걱정이 됐다. 무엇보다 우리 검도관에 누가 될까봐서.... 후.. 관장님 지도 하에 몸을 풀고, 대기하려 앉아있는데 정말 심장이 쿵쾅쿵쾅. 그런데 떠는 모습을 보이면 안될 것 같아 애써 침착하게 마음을 잡으려는데 나도 모르게 묵상 손을 하게 됨. ㅋ

1차전에 맞붙는 상대는 무심관이었다. 시작하면서 선수들끼리 인사를 하는데 주장은 마지막 차례라 호구를 쓰지 않고 인사를 한다. 도장에서 늘 듣던 그 기세. 기싸움. 그게 이거구나 하는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의 자세와 눈빛에서 만만하지 않구나를 직감했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 주장으로 인사를 나울 때의 그 여운이 많이 남는다.

그리고, 시합은 승부를 겨루는 것인데 은혜는 마음이 너무 약하다. 라고 종종 말씀해주신 그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승부를 내야 할 때는 제대로 붙어야 한다. 검도가 왜 매력이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내가 단련해야 할 게 비단 기술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서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운동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또 배운다.

p.s1. 우리팀은 1차에 떨어졌지만 괜찮다. 좋은 경험했다.
p.s2. 시합에서 1점을 따면 도복을 사기로 스스로와 약속했었다. 결국 도복구입은 다음 기회로. ㅎ
p.s3. 장비병 어떡하지. 죽도 코등이 너무 사고 싶다.ㅠ